
“처음 넣은 돈에서 적자만 빼서 줄게.” 동업을 끝내자는 말 뒤에 이런 답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게 보증금은 남아 있고, 시설과 재고는 상대방이 그대로 쓰고 있으며, 직전 매출이 어느 계좌로 들어갔는지도 보이지 않는다면 그 계산을 그대로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동업 해지 후 지분정산은 출자금 반환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계산기를 두드리기 전에 동업의 법적 형태와 끝내려는 방식부터 정해야 합니다. 공동 출자해 사업을 운영하고 손익을 나눴다면 민법상 조합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보통 계약처럼 모든 것을 처음 상태로 돌리는 ‘해제’와는 계산 구조가 다릅니다.

탈퇴와 해산의 구분
대법원은 동업계약과 같은 조합계약에서는 일반계약처럼 계약을 해제·해지하고 곧바로 원상회복을 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합에서 탈퇴하거나 조합의 해산을 청구하는 법률관계를 구별한다고 봅니다. 내용증명 제목에 ‘동업계약 해지’라고 썼더라도 실제 뜻과 사업의 이후 상태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종료 뒤 사업 모습 | 검토할 법률관계 | 정산의 중심 |
|---|---|---|
| 나머지 동업자가 같은 사업을 계속함 | 특정 조합원의 탈퇴 |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에 따른 지분 계산 |
| 공동사업 자체를 끝내고 재산을 정리함 | 조합의 해산·청산 | 채무 변제 뒤 남은 재산의 분배 |
| 주식회사 지분만 보유함 | 주식 양도·주주간계약 등 | 회사재산과 개인 지분을 분리 |
| 돈만 주고 운영·손실에 관여하지 않음 | 대여 또는 별도 투자계약 가능성 | 반환 약정과 이행기 해석 |
사업이 계속되는지, 공동사업 전체가 끝나는지가 첫 갈림길입니다. 정산 통지에는 “나는 빠지겠다”는 뜻인지 “사업을 모두 정리하자”는 뜻인지 드러나야 합니다. 서로의 불화가 심하다는 사정만 적고 종료 방식을 비워 두면 정산 기준일도 다툼이 생깁니다.
동업관계를 끝낸다는 한마디 안에는 탈퇴, 해산, 지분 양도처럼 서로 다른 계산이 들어 있습니다.

지분정산 기준일
민법 제719조는 탈퇴한 조합원과 다른 조합원 사이의 계산을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에 따라 하도록 정합니다. 대법원도 탈퇴자의 지분 계산에서 자산평가의 기준 시기는 탈퇴 당시라고 보았습니다. 동업 해지 후 지분정산에서 통지가 도달한 날, 합의한 영업 종료일, 실제로 경영에서 배제된 날을 구별해 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가령 8월 말에 동업을 끝내기로 구두 합의했는데 상대방이 9월 중순까지 공동계좌로 영업을 계속했다면, 어느 날을 종료일로 봐야 하는지에 따라 매출·재고·미지급 임대료가 달라집니다. “대략 여름쯤 그만뒀다”는 설명으로는 감정 기준일도 정하기 어렵습니다. 종료 의사표시의 발송일과 상대방 도달일을 따로 기록하세요.
남은 동업자가 영업을 계속한다면
탈퇴 당시 보증금, 예금, 재고, 시설, 미수금, 영업권 등 자산을 평가하고 세금·임대료·거래처 채무 같은 부채를 함께 반영합니다. 출자비율이 곧 최종 지급액은 아닐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손익분배 비율이나 별도의 정산 특약이 있으면 그 문언도 계산표에 반영해야 합니다.
사업 자체를 접는다면
해산이라면 공동채무를 변제하고 받을 채권을 회수하는 청산을 거쳐 잔여재산을 분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처리할 잔무가 없고 남은 재산의 내역·분배비율·각자의 보유내역이 확정될 수 있다면, 별도 청산절차 없이 분배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 아직 세금이나 거래처 미수금이 남아 있다면 “남은 돈의 절반”부터 청구하기보다 미완결 항목을 따로 두세요.

장부가 없을 때 확인할 자금 흐름
상대방이 장부를 주지 않는다고 해서 추정액만으로 멈출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보유한 자료를 자산·부채·개인 인출로 나누면 무엇을 추가로 요구할지가 보입니다.
전자자료는 내려받을 수 있을 때 원본 형식으로 보존하고 그 사본으로 잠정 정산표를 만드세요. 상대방만 보유한 자료는 소송상 문서제출명령이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을 검토할 수 있지만, 문서의 존재와 필요한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상대방만 사용하는 계정에 무단 접속하거나 원본 장부를 지우는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해서는 안 됩니다.

공동재산 처분 우려와 보전조치
사업용 차량이나 보증금을 상대방 개인 명의로 넘기려는 정황이 있다면, 화면 캡처만 하지 말고 등록원부·등기·계약 변경 내역처럼 처분 상대와 시점을 확인할 자료를 확보하세요. 공동계좌에서 큰돈이 빠졌다면 출금 자체와 사업비 지출 여부를 나누어야 합니다.
정산금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압류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업관계가 끝났다는 사실, 잠정 정산액, 상대방이 처분할 재산, 보전하지 않으면 집행이 어려워질 사정을 소명해야 합니다. 공동재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모든 개인재산을 임의로 가져오거나 영업장을 점유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별도의 손해배상이나 업무방해 다툼이 붙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보낼 정산 요구서에는 특정 금액만 적기보다 종료일 기준 자산·부채 목록, 확인되지 않은 장부, 이견이 있는 개인 인출을 표로 붙이세요. 상대방이 어느 항목을 인정하고 부인하는지 답변을 받으면 감정이나 사실조회가 필요한 범위가 줄어듭니다.

누가 영업을 이어갈지가 정해져야 계산도 시작됩니다. 종료 통지의 도달일에 맞춰 자산과 부채를 잠정 표로 만들고, 상대방이 가진 장부와 이미 처분된 재산을 별도 목록으로 요구하는 것이 동업 해지 후 지분정산의 출발점입니다.

동업 해지 후 지분정산은 출자금을 반으로 나누는 계산이 아니라 종료일의 공동재산을 다시 그려 보는 작업입니다.
법무법인 일로는 탈퇴와 해산을 구별하고, 계약서·세무자료·사업계좌를 바탕으로 정산 기준일과 자산·부채 항목을 구성합니다.
종료 통지, 공동계좌 내역, 보증금과 시설 자료가 있다면 어느 재산부터 보전하고 어떤 자료를 더 요구할지 상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