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대금이나 투자금을 보낸 뒤 계약이 취소됐는데 수령인이 이미 제3자에게 지급해 남은 돈이 없다고 주장하면 쟁점은 두 갈래입니다. 지급자가 상대방이 돈을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는지, 수령인이 금전상 이익의 현존 추정을 뒤집었는지를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글은 부당이득반환청구 가운데 당사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금전이나 재산을 제공한 급부부당이득에 초점을 맞춥니다. 착오송금, 무효·취소된 계약대금과 투자금 사건에서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이미 썼거나 제3자에게 넘겼다는 항변이 언제 인정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두 쟁점을 섞으면 소장과 답변서의 증거 순서도 흐려집니다.
- 취소된 투자계약의 판매사가 받은 돈을 신탁업자에게 보냈다며 반환책임을 다투는 상태
- 원고는 법률상 원인 부재를, 피고는 금전 현존이익 추정의 번복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
- 계약·지급지시·제3자 이체·정산자료를 쟁점별로 나눠 소장과 답변서를 만들 단계

급부부당이득과 침해부당이득의 구별
급부부당이득은 청구인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금전이나 재산을 상대방에게 제공한 뒤 상대방이 그 급부를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이유로 반환을 구하는 유형입니다. 착오송금이나 무효·취소된 계약에 따른 지급도 구체적인 경위에 따라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돈이 이동했다는 사실만 아니라 누가 누구에게 어떤 목적과 계약관계에서 급부했는지입니다.
반면 소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타인이 토지를 사용하거나 재산권을 침해해 이익을 얻은 침해부당이득은 증명책임의 구조가 다릅니다. 계좌 명의자가 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유형이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계약 당사자, 지급 지시자, 수납·위탁 관계와 후속 이체의 목적을 확인해 급부관계를 먼저 특정해야 합니다.
한 사건에 여러 지급이 섞였다면 거래마다 유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고가 직접 보낸 계약대금, 제3자가 대신 지급한 돈, 피고가 권원 없이 사용한 재산을 한 문단에 묶지 말고 지급자·수령자·목적과 이익의 형태를 표로 나누십시오. 이 구별이 틀리면 법률상 원인과 권원을 누가 증명할지부터 어긋납니다.
| 유형 | 먼저 특정할 사실 | 주된 증명책임 |
|---|---|---|
| 착오송금 | 지급 목적과 착오 경위 | 원고의 원인 부재 |
| 무효·취소 계약 | 계약 효력과 통지 도달 | 원고의 원인 부재 |
| 무단 토지사용 | 소유권·점유·사용이익 | 피고의 정당한 권원 |
| 중간 수령인 | 수납관계·처분권·후속 이체 | 급부관계에 따라 판단 |
계좌 명의와 현존이익의 구분
중간계좌나 수납대행자가 계약 당사자로서 금전을 수령했다면 일단 금전상 이익을 얻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 돈을 다시 제3자에게 보냈다는 사정은 최초 이익의 취득 여부와 현재 그 이익이 남아 있는지를 나누어 판단할 자료입니다. 따라서 최종 입금자만 찾거나 중간 수령인을 곧바로 제외하지 말고 수령 당시의 권한과 약정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법률상 원인 부재의 증명책임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에 따르면 급부부당이득에서는 반환을 구하는 사람이 법률상 원인의 부재를 증명해야 합니다. 송금내역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수령인이 돈을 보유할 모든 근거를 증명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원고는 지급 목적과 당초 원인, 그 원인이 처음부터 없었거나 나중에 사라진 사실을 연결해야 합니다.
계약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무효였다고 주장한다면 그 원인이 되는 사실을,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했다고 주장한다면 행사 요건과 의사표시의 도달을 밝혀야 합니다. 지급 요청과 송금 목적이 드러나는 메시지, 계약 원문, 변경합의, 취소·해제 통지와 수령 확인을 지급 건별로 묶어야 단순한 채무불이행과 반환청구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침해부당이득에서는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해 얻은 이익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점을 수익자가 증명하는 구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소유권과 상대방의 점유·사용, 이익 발생을 제시하고 사용자는 임대차·사용대차·통행권 같은 권원을 밝힙니다. 이 차이를 소장 첫 부분에 표시해야 상대방 항변도 같은 순서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지급 원인을 주장하는 피고 대응
피고가 대여금 변제, 투자금, 정산금 또는 증여였다고 주장하면 원고는 송금 당시 합의와 거래 경위를 토대로 그 원인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 이유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피고가 계약서를 내지 않았거나 설명을 바꾸었다는 사정은 증거평가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 사실만으로 원고의 증명책임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금전상 이익의 현존 추정과 번복
민법 제748조 제1항에 따라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범위에서 반환책임을 집니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221141 판결은 수익자가 취득한 것이 금전상 이익이면 그 돈을 소비했는지와 관계없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사용했다거나 계좌 잔액이 없다는 주장만으로 반환범위가 곧바로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법률상 원인의 부재와 현존이익은 서로 다른 쟁점입니다. 원고는 급부를 보유할 원인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고, 선의의 수익자가 현존이익 추정을 다투려면 추정을 번복할 구체적인 지출 경위와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악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추가 손해도 배상하지만 수익자가 악의였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합니다.
2024다221141 판결은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한 사정이 있으면 현존이익 추정이 번복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후속 이체가 아니라 지급 목적, 제3자에게 이전하기로 한 합의, 수익자의 처분 재량과 보유액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자유로운 소비와 합의된 전달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소장·답변서의 쟁점별 증거배치
대법원 2026. 9. 3. 선고 2025다218393 판결은 투자중개업자가 선의의 수익자로서 투자자의 합의에 따라 투자금을 신탁업자에게 지급해 신탁원본이 납입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존이익 추정이 번복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모든 중간계좌나 수납대행자가 책임을 면한다는 뜻이 아니라 급부자가 예정하고 합의한 자금 흐름이 실제 이행된 사안의 판단입니다.
원고는 지급 건마다 급부관계와 법률상 원인이 없거나 사라진 이유를 주장·증명하고, 피고의 번복 주장에 반박할 수령인의 처분 재량·수수료·잔액 자료가 있다면 함께 제시합니다. 선의의 피고가 현존이익 추정을 다투려면 급부자의 지급 지시와 합의, 제3자 이체증, 정산서, 수수료와 잔액을 제시해 어느 범위에서 추정이 번복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한쪽 자료가 여러 거래를 모두 증명한다고 뭉뚱그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소장과 답변서에서는 법률상 원인의 부재, 금전상 이익의 취득, 선의 여부, 현존이익 추정과 번복을 서로 다른 항목으로 나누십시오. 계약·메시지·계좌 원본·취소통지·제3자 지급자료에 증거번호와 입증취지를 붙이면 누가 어떤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는지 드러납니다. 전면 부인보다 인정하는 자금 흐름과 다투는 법적 효과를 구분해야 재판부도 쟁점을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급부부당이득 사건에서는 송금 사실만으로 청구가 완성되지 않고 돈을 썼다는 말만으로 반환책임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원고의 원인 부재 증명과 피고의 현존이익 추정 번복을 나누어야 합니다.
계약과 지급지시, 취소·해제 통지, 제3자 이체와 정산자료를 같은 시간표에 놓으면 어느 쪽의 증명이 부족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급부자의 지시·합의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 상담에는 계약 원문, 송금 지시와 계좌 전체내역, 취소·해제 통지, 제3자 이체증과 정산서를 지급 건별로 준비하십시오.
선임 전에는 법률상 원인 부재의 증명과 현존이익 추정의 번복 중 어느 쟁점에 사실조회·서면 작성·증거정리가 필요한지 나누어 정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