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으니 취소하면 끝 아닌가요?” 발주 취소 손해배상 사건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문제는 그 말을 들었을 때 공장에는 전용 금형이 올라가 있었고, 원단에는 주문자의 상호가 이미 인쇄돼 있다는 데 있습니다.
기업 거래는 견적, 발주, 승인, 생산이 짧은 시간 안에 이어집니다. 한 장짜리 계약서가 없어도 핵심 조건에 대한 청약과 승낙이 맞아 계약이 성립할 수 있고, 반대로 제목이 ‘발주서’라고 해서 언제나 확정 계약인 것도 아닙니다.
취소 버튼을 누른 시점이 아니라 상대방이 주문을 받아들인 시점부터 법적 계산이 시작됩니다.
호텔이 로고가 새겨진 어메니티 5만 세트를 주문하고 납품일과 단가까지 회신받은 뒤, 이틀 후 내부 예산 승인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량 취소한 경우입니다.

발주 취소 손해배상, 계약은 언제 생겼을까요
견적 요청은 조건을 묻는 단계일 수 있고, 확정 발주는 계약의 청약이 될 수 있습니다. 공급자가 “접수했습니다”라고 답한 말이 단순 수신 확인인지 승낙인지, 단가·수량·사양·납기가 특정됐는지 문서 전체로 판단합니다.
내부 결재를 계약 성립 조건으로 삼았다면 그 조건이 상대방에게 알려졌어야 합니다. 주문자는 자기 회사 안의 승인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성립한 계약을 없던 일로 돌리기 어렵습니다.
견적 유효기간과 협상 중인 조건을 먼저 표시하고, 발주서에서는 품목·수량·가격·납기와 취소 조건을 꺼내 놓습니다. 이어 공급자의 회신 문구와 시스템 승인 시각, 원재료 주문서와 작업지시서를 붙이면 협상에서 확정 주문으로 넘어간 순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쓴 돈과 앞으로 안 쓸 돈
발주 취소 손해배상에서 계약이 이행됐다면 얻었을 순이익을 청구할 수 있지만 계약금액 전부가 손해는 아닙니다. 생산 중단으로 아끼게 된 재료비와 운송비는 빠지고, 다른 주문에 돌려 쓸 수 있는 원자재와 완제품의 처분가치도 반영됩니다.
맞춤 인쇄물이나 전용 금형처럼 재사용이 어려운 항목은 제작 정도와 잔존가치를 보여 주는 사진, 작업일보, 외주 세금계산서가 중요합니다. 직원이 원래 받던 급여를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전부가 추가 손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취소수수료 조항은 이름만 보지 않습니다
발주서에 ‘취소 시 총액의 30%’라고 적혀 있다면 실제 손해를 미리 정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위약벌인지 해석해야 합니다.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그 조항이 계약 내용에 편입됐는지도 먼저입니다. 상대방이 발주 뒤 보낸 거래조건이나 작은 글씨의 웹페이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합의 여부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취소수수료가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손해를 더해 이중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조항이 예정한 손해의 범위를 읽어야 합니다.
‘위약벌’이라고 적혀 있다면
표현만으로 성격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계약 목적, 금액, 별도 손해배상 조항과의 관계를 종합해 해석하므로, 명칭보다 조항이 맡은 기능이 중요합니다.
취소에 동의한 답장이 남긴 문제
공급자가 “알겠습니다. 취소 처리하겠습니다”라고만 답하면 주문자는 합의해제로 끝났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제작비와 손해 청구를 유보하려면 취소를 받아들이는 범위, 완성품 인수 여부와 정산 기한을 답장에 구체적으로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발주 취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쪽도 취소 뒤 계속 생산해 손해를 키워서는 안 됩니다. 중단 가능한 공정은 멈추고 완성품의 전매처를 알아본 기록이 있어야 합리적인 대응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계약을 끝내는 데 동의하는 것과 그때까지 생긴 제작비·손해를 포기하는 것은 같은 의사표시가 아닙니다.
숫자는 주문 한 건의 장부로 만듭니다
재료비, 외주비, 노무비, 예상이익을 한 표에 섞지 말고 주문번호별 원가명세로 정리합니다. 이행을 믿고 통상적으로 지출한 비용은 일정 범위에서 배상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일실이익과 함께 청구할 때에는 중복을 피해야 합니다.
완성품과 남은 자재의 행방까지 설명되는 손해표라야 취소 직후의 큰 견적이 재판에서도 현실적인 금액으로 남습니다.
발주 취소 손해배상에서는 도장보다 청약과 승낙, 생산 착수의 흐름이 먼저입니다. 계약이 성립했다면 제작에 쓴 비용뿐 아니라 취소로 절감된 비용과 재판매 가치도 한꺼번에 계산해야 합니다.
취소수수료 조항은 손해배상 예정인지 다른 성격인지, 계약에 제대로 포함됐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취소에 답할 때 정산 권리를 유보하는 짧은 문장도 이후의 결론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발주 취소 손해배상은 계약이 생긴 순간부터 찾아야 하므로 법무법인 일로가 견적·발주·승인과 제작 착수 시점을 이어 봅니다.
원재료·외주비·완성품의 잔존가치를 나누고 절감 비용을 반영해 실제 손해의 범위를 계산합니다.
취소수수료 조항의 효력이나 합의해제 뒤 정산 문구가 문제 된다면 원본 자료를 토대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